업체를 알아보다 보면 시공능력평가액이라는 숫자를 만나게 됩니다. 입찰 자격에도 쓰이고, 업체 소개에도 큼직하게 적혀 있습니다.
그런데 이 숫자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. 매출액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고, 회사의 크기로 읽는 경우도 있습니다. 둘 다 정확하지 않습니다.
이 글에서는 그 숫자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와 업체를 고를 때 어디까지 읽을 수 있는지를 정리했습니다. 발주를 앞두고 여러 회사를 비교하는 단계에서 도움이 될 내용입니다.
«한 건을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는가»의 환산값입니다
시공능력평가는 건설산업기본법 제23조에 근거한 제도입니다. 국토교통부가 건설사업자의 공사실적 · 경영상태 · 기술능력 · 신인도를 종합해 한 건의 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금액으로 환산합니다.
여기서 두 가지가 갈립니다.
- 매출액이 아닙니다. 실적은 재료의 하나일 뿐이고, 경영상태와 기술능력이 함께 들어갑니다.
- 연간 총량이 아니라 1건 기준입니다. 한 해에 그만큼만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.
그래서 이 숫자는 「이 회사에 이 규모를 맡겨도 되는가」를 가늠하는 지표로 만들어졌습니다. 발주처가 입찰 참가 자격이나 도급 한도를 정할 때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.
네 가지가 더해집니다
평가 방법은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에 정해져 있습니다. 전문공사를 시공하는 업종은 별표 2가 따로 있습니다. 더해지는 항목은 넷입니다.
| 항목 | 무엇을 보는가 | 여기서 읽을 수 있는 것 |
|---|---|---|
| 공사실적평가액 | 최근 3년간 공사실적의 연평균액 | 비슷한 일을 얼마나 해 왔는가 |
| 경영평가액 | 재무상태 — 자기자본과 경영비율 | 공사 기간을 버틸 체력이 있는가 |
| 기술능력평가액 | 보유 기술자 수와 등급 | 현장을 맡길 사람이 있는가 |
| 신인도평가액 | 가감점 항목 — 상벌 · 재해율 등 | 가점도 되고 깎이기도 한다 |
넷 중 실적과 경영이 비중이 큽니다. 그래서 실적이 갑자기 늘어도 재무상태가 따라가지 못하면 숫자가 크게 오르지 않고, 반대로 실적이 잠시 줄어도 재무가 탄탄하면 급격히 떨어지지 않습니다.
3년 평균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. 한 해 큰 공사를 했다고 바로 뛰지 않고, 한 해 쉬었다고 바로 꺼지지도 않습니다. 숫자가 완만하게 움직이도록 설계된 지표입니다.
매년 7월 말에 새로 나옵니다
시공능력평가액은 매년 7월 말에 공시되고 8월 1일부터 1년간 적용됩니다. 업체 자료에 적힌 숫자를 볼 때 어느 연도 기준인지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.
공시되는 항목에는 평가액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. 공사실적평가액 · 경영평가액 · 기술능력평가액 · 신인도평가액이 따로 나오고, 직전년도 건설공사실적과 보유 기술자 수도 함께 공시됩니다.
즉 합계만 보지 않고 구성을 볼 수 있습니다. 같은 평가액이라도 실적으로 채운 회사와 기술자 수로 채운 회사는 다른 회사입니다.
업종별로 따로 나옵니다 — 여기가 가장 자주 어긋납니다
시공능력평가액은 회사 하나에 숫자 하나가 아닙니다. 등록한 업종마다 따로 산정되고 따로 공시됩니다.
그래서 「이 회사 평가액이 얼마」라는 말은 그 자체로는 불완전합니다. 어느 업종의 평가액인지가 붙어야 비교가 성립합니다. 토공사 평가액과 포장공사 평가액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비교가 안 되는 두 수를 견준 것입니다.
확인할 것은 하나입니다. — 발주하려는 공사의 업종에서 그 회사가 어떤 평가액을 가지고 있는가. 다른 업종에서 큰 숫자를 가진 것은 그 공사와 직접 관계가 없습니다.
㈜엠에스건설은 토공사 · 상하수도설비공사 · 포장공사 · 보링그라우팅공사를 전문건설업으로 등록해 시공하고 있습니다. 네 업종은 각각 평가액이 따로 나옵니다. 문의 주시면 해당 공사의 업종 기준으로 자료를 드립니다.
이 숫자로 알 수 없는 것
지표에는 담기는 것과 담기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. 담기지 않는 쪽을 아는 것이 업체 선정에서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.
| 알 수 있는 것 | 알 수 없는 것 |
|---|---|
| 비슷한 규모를 맡아 본 적이 있는가 | 그 공사를 제때 끝냈는가 |
| 공사 기간을 버틸 재무 체력이 있는가 | 현장 관리가 실제로 어떠했는가 |
| 기술자를 몇 명 보유했는가 | 그 기술자가 이 현장에 오는가 |
| 업종 등록 범위가 어디까지인가 | 우리 현장 조건을 다뤄 본 적이 있는가 |
오른쪽 칸은 숫자로 안 나옵니다. 시공실적의 내용과 현장 담당자와의 대화에서 나옵니다. 평가액은 후보를 좁히는 데 쓰고, 고르는 것은 그다음입니다.
업체를 비교할 때 확인할 것
자료를 받아 비교하는 단계라면 아래 네 가지를 순서대로 보시면 됩니다.
- 어느 업종의 평가액인가
발주하려는 공사의 업종과 같은지 먼저 맞춥니다. 업종이 다르면 비교가 성립하지 않습니다. - 어느 연도 기준인가
매년 8월 1일에 갱신됩니다. 오래된 자료가 그대로 쓰이는 경우가 있습니다. - 합계가 아니라 구성은 어떤가
실적 · 경영 · 기술능력 · 신인도가 따로 공시됩니다. 어디로 채운 숫자인지가 회사의 성격을 보여 줍니다. - 실적의 내용이 우리 현장과 닿는가
금액이 비슷해도 다뤄 본 조건이 다를 수 있습니다. 시공 범위와 함께 보시면 판단이 쉬워집니다.
공사는 계약서에 적힌 금액이 아니라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로 끝납니다. 숫자는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출발점이지 결론이 아닙니다. 받아 든 자료에서 무엇을 읽을 수 있고 무엇은 읽을 수 없는지를 구분하는 것, 그것이 업체 선정에서 하는 일의 절반입니다.
본 글은 일반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내용입니다. 평가 방법과 공시 일정은 개정될 수 있으며, 적용 시에는 건설산업기본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원문과 국토교통부 공시 자료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. 개별 공사의 자격 요건은 발주처 공고가 우선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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